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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생일 우리집 정월 대보름 풍경

만년지기 우근 2011. 2. 17. 03:31

 

 

 

 

 

 

 

 

 

 

 

 

아들 생일 우리집 정월 대보름 풍경

                                                           우근 김  정  희

오늘은 제주도에서 손님이 온다.

제주에서 이스타항공 11:15분 도착예정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이번에는 남자 한분이 같이 비행기를 타고와서 나에게 인수인계 해주는 케어를 해준다는 전화가 왔다.

제주도 흑돼지를 보내니 아들에게 맛잇게 잘 먹으라는 비밀댓글도 왔다.

그래,오늘은 큰 맘먹고 한번 지하철을 타 보자.

4호선 혜화역에서 동대문역사박물관역으로 변해서인지 5호선을 찾아가는데 오늘 보니 한참이다.

지하철에서 다시 전화가 왔고 먼저 도착을 해서 김포공항 1층에서 한참을 기다리니 삼춘과 남자학생이 보인다.

남학생에게 점심을 먹자고 했으나 옆에 일행이 있다.

간단한 인사만 하고 "삼춘 오늘은 지하철타고 가야 해요?"

제주도에서 흑돼지를 보냈는데 우선 점심때 먹기로 했으니 집으로 오는데 전화를 했다.

상추하고 깻잎 좀 사다놓고 상에 가스렌지 올려놓고 수저는 3명거야.

마마님은?

지금 한국에 안계셔 유럽집에 계셔.

아들은 오늘 생일이다.

나도 양력으로는 같은 날 오늘이지만 나는 항상 음력으로 생일을 보낸다.

요즘 아이들 생일풍경을 잘 모른다.

아들이 언제부턴가 생일 날 케익 말고 피자로 사달란다.

촛불은 없어도 되고 친구는 부르지 않는다.

올해 고1이 되는 아들은 꼴통 엄마가 무서워서 한번도 까탈을 부리지 않는다.

점심 상에 미역국을 줄까? 했더니 머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싫어 싫어 ~~~.

다행히 오늘은 삼춘이 있어서 미역국은 둘이 먹었다.

삼춘 가방을 열어보니 흑돼지 오겹살이다.

며칠전에 삼춘이 제주도에서 네 생일날 오실거야.

제주도 흑돼지 고기 오늘 먹을려?

아니, 삼춘이랑 같이 먹어야지 고기 그냥 놔둬요.

그러자꾸나.

어제 내가 말했다.

삼춘 내일오시니까.

전화하면 냉동실고기 꺼내? 했는데 제주도에서 고기를 보낸다고 연락을 했다.

점심으로 삼겹살을 먹는데 어디로 넘어 갔는지 모르겠다.

이슬이랑 친구하면서 배가 부르게 먹고 아들도 이제는 남겨야 해.

오겹살 2개를 남겨놓고 다 먹으면서도 사진 담을 생각도 못했으니 ~~~.

엄마 피자는 내일 먹을거야.

내일 점심 때 오겹살을 또 먹을거라며 이건 남겨야지.

내일 점심은 안돼.

삼춘병원 가야 해.

내일이 정월 대보름이니까.

땅콩하고 부럼 좀 사와.

안 먹어.

우리집 대 보름은 잡채와 피자파티다.

작년에 땅콩을 사다 놓았더니 한달 후에도 그대로다.

껍질을 까서 먹는게 싫다는 아들에게 무어라 말해야 하는지.

핵가족이 이 사회를 붕괴하고 있다는 이 거지같은!!! 비참하고 암담한 현실.

아들 생일은 꼭 학년이 바뀌는 봄방학이여서 친구도 그렇고 ~~~.

하긴 내 생일도 꼭 그런 날들이였으니까?

정월 대보름날 이런풍경을 나는 한번도 상상해 보지 않았는데

오늘이라도 부럼을 나는 먹어야지.

나만 그런가!

우리집만 그럴까?

핵가족 무조건 반대!!!

 

 

 

 

 

 

성냥개비가 여러군데에서 파노라마되어 켜지고 꺼지는 작품이 국내선 도착장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