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가을 그림자

만년지기 우근 2011. 11. 26. 07:12

가을 그림자

                        우근 김  정  희

 

가을이 그림 하나를 드리운다

벼가 고개를 숙이고

가을 그림자는 해인사 소리길에 앉아

침묵하며 있다는데

무언이 소리가 없는가

가을 그림자 길이가 길어지면

어디로 가야하는가

어디로 흘러야 하는가

 

방아간 강아지에게 물어보니

짓는 소리만 우렁차고

나이 많아 늙은 초피나무엔

밤이 점점 기울어간다

 

벼가 익어가고

해바라기도 고개를 숙이니

고개 숙이는 사람되어

가을 그림자

밤이 물소리에

소리길이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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