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서울명륜동]바람계단의 봄

만년지기 우근 2013. 4. 21. 07:58

 

 

바람계단의 봄

                                    우근 김  정  희

 

봄바람이 불어오는데

바람계단에도 불어오는 봄

하느님이나 살아보라고

그 위에는 하늘 계단이 있고

누가 그렸을까

누가 지었을까

누가심었을까

바로 위는 와룡공원이 있고

원래 와룡동이였는데

명륜3가동

노란 개나리를 보니

봄은

여기에도 와 있고

허리굽은 할머니

쓰레기 줍는 청소하시면

20만원이 나오고

한숨만 흘리신다

누가 돈을 만들어서

맨 날 없다

없다고 나오는 한숨에

나는 부자인거 같은

바람계단 개나리 꽃

즐비하게 내려다 보이는

서울대병원 성균관대

다 내꺼야

눈에 보니는 건

다 들어오는 건

건물이건만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던날

논산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대전에도 함박눈이 내리는데

서울은 봄비가 내린다

와룡공원에서

바람계단에서

서울 살이

서울 살이

나는 어느곳에 머무러야 편해질까

바람계단의 봄은

개나리꽃에 묻어나고

바람계단은

한숨을 가져간다

 

 

서울에 이런 동네가 존재한다.

 

 

개나리꽃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데

 

 

개나리꽃을 보면

왜 노랑병아리가 생각날까?

 

 

개나리꽃이 얼마나 이쁜지 모른다.

 

 

나의 봄을 개나리 꽃에 살어본다.

 

 

노랑 병아리가 보이고

 

 

개나리꽃 옆엔 바람계단에 앉아 있는

 

 

한숨을 쉬고 계시는 허리굽은 할머니

 

 

바람계단 아래 집에 들어가셔야 하는데

 

 

봄볕에 노랑병아리가

바로 허리굽은 할머니의 한숨 소리

 

 

봄은 또 오고

만나면 먼저 나오는 한숨소리

 

 

개나리 꽃보면서

봄을 보러가자고 했더니

 

 

할머니 마음은 노랑 병아리가 되어

웃고 있다

 

 

바람계단에서 본 생명

 

 

봄을 마중하러 나오고

 

 

작은 텃밭으로 이사온 봄

 

 

죽어가고 있는지

살아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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