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바람언덕 동피랑에서 날리는 연

만년지기 우근 2007. 12. 7. 04:15

 

 

 

 

바람언덕 동피랑에서 날리는 연

                                                                   우근 김  정  희

 

 

 

 

채워지지 않는 첫 삭바람에 언덕을 바라보며

그 큰연을 날린다

지금은 가고 없는 얼굴 연에 그리어

친구랑 띄우던 연을 바람언덕 동피랑

겨울만 되면 날리던 연으로 연으로

망망대해 파도와 같이 싸우던 친구는 없다

 

손을  호호불며 빼때기를 먹었던 시절

언덕에 홀로남아 연을 날린다

뒷모습만 보아도 알아서 달리던

사금파리로 연을 만들어 싸움을 벌였던

진하디 진한 눈물도 멈추어 버려

 

어디에 가서 찾으랴

바람언덕 동피랑에서 연 싸움이나 벌여보자

구운 고구마 홍시 하나로 주린 배를 채우던

친구는 바다에 누워서 어딜 보고 있을까

세찬 바람결에 실어서 전해지는 소리엔

잠이 달아나 눈 떠보니 달빛만 씻기우고

새벽바다 가르며 어두운 바람 몰려오면

 

동피랑 언덕에 서서 연을 띄워 묻고 답하고

세월이 바다같이 파도되어 흘러도

어제 친구 보고파서 바다만 바라보다 

오늘은 삭 바람 연되어 바람언덕 동피랑에 떠올라 보니

물새들이 날아와서 친구라며 긴 노래 불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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