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우근의 한소리

그릇대로 살아야

만년지기 우근 2010. 11. 23. 15:00

 

 

 

 

그릇대로 살아야

                              우근 김  정  희

 

언니는 내게 책을 선물했는데 책제목이 "돈 한푼 안쓰고 1년 살기"였다.

책을 받으면서 블랙인 나와 누가 더 어려운가 책표지에는 마크보일 지음.정명진옮김

자전거가 그려져 있다.

앞장을 열어보고 프롤로그를 보고 차례를 보았다.

그리고 책을 속독으로 넘겨 보았다.

준 사람의 의도를 잘 알기에 ---.

친환경 먹거리로 ~~~.

자전거로 돈없이 모든걸 해결하며 살아야 하는 1년.

나는 내 고향에 내려가서 황토집을 짓고 친환경으로 살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문제는 마크보일은 장정이고 나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힘없는 늙은 할머니라 ~~~.

법정스님께서도 그렇게 사셨으니 나도 한번 실험해 봐? 했는데

마크보일은 시작을 했다.

간디, 작은 간디들이 모여서 지구를 지켜 후손들에게 물려주자.

언니는 내 명리를 다시 봐 주면서 2022년이 되면 전에 내가 잘나갔을때 보다

차원이 다르게 잘되어 있을거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60살이 되면 좋아질거라더니 2년이나 더 기달려야 해?

아니지,그때 잘되려면 지금부터 열심히 해야 되는것 아니야?

책 선물은 어느 선물보다 기분이 좋다.

 

요즘 선물을 계속 받기만 한다.

정말로 필요로한 김치를 세분이 주셨다.

받기만 해야하는가.

작년 김장김치를 맛보던 언니가 맛있다고 달라고 해서 나도 다 주었다.

결국 한분이 주신 작년 묵은김치는 언니가 임자였다.

어쩌면 해왔던 일을 몇년씩 하다가 말고 또 시작하려다 말았다.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못했다.

여러가지들이 나를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올해는 말했다.

블랙이 풀리지 않으면 즉 내 이름이 아니면 다시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이제 내가 나를 보니 한심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사실 나는 커다란 호화스러운 집을 원하는것도 아니였고 나름대로 내 가치를 두면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다가 가리라 생각하지만 꿈은 크다.

어떤 꿈이냐.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줄 유산이 정신이라는건데

깨끗하게 살아도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올해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나름대로는 열심히 시간을 보냈다.

일을 하고 시간을 아무리 부여해도 몇일 밤을 뜬눈으로 새워서

일을해도 무관하게 돈은 안되고 시간만 때우고 있었다.

그래도 해보고 싶었던 부업으로 몇개월 잘 놀았다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있어야 할 투자한 시간 만큼의 풍요란 아직 나에게는 저 먼 나라 이야기였다.

사람들이 왜 어려움에서 빠져 나올 수 없는지도 뼈져리게 경험했다.

더 중요한 일은 마음이 갈대처럼 마구 흔들리는 지금.

이번 주는 어떻게 하더라도 사실 그렇다.

사람이라면 ---.

그래야지.

누구 누구는 알것이고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아픈 마음 한자락을 어쩌지 못해서 그냥 혼자서 침묵하고 있다.

고요한 호수에 누군가가 돌맹이 하나를 던진다.

마음 호수 고요에 파문을 일으킨다.

파문은 점점 더 커지고 호수끝까지 퍼져나간다.

아파요.

그만, 그만 없애버릴려 해도 안되는 건.

불쌍하다는 떨쳐버릴 수 없는 마음이다.

내가 누구에 의해서 누구의 모든것을 받았는데

또 그게 마지막 소원이였는데 ---.

이렇게 살아갈 수 없다는 생각만 요동을 치고 있다.

아니야.

누구는 내가 지금 이러는 내가 아니기를 바랄거야.

없다고 없어진것이련가.

있다고 있는가.

 

없어도 없앨 수 없는 시간을 나는 가위로 잘라 버리려 한다.

서울역에서 버스에 오르는 누군가를 보았다고 전화를 하는 동석이 마음은 알겠지만

누군가는 있어도 없다.

있어도 없는 쓸데없는 사람, 아니 피해만 되는 물건보다 못하는 그런 소식은

다시는 접하지 않기를 ---.

사람이 살아있다는 건 누구때문이 아니다.

내가 내 인생을 살다가 가는데 이 아픈 시간을 아프다고

글이라도 남겨야 한다.

몸이 또 먹는것을 계속해서 거부한다.

그러지 않아야 한다고 나는 말하지만 마음이 그러니

몸도 나를 따르지 않는다.

쉬어야 해.

쉬어보니 마음만 천근 만근이 되어 무겁기만 하다.

올해는 그냥 평일처럼 지낼것이다.

시간은 그런대로 흐를것이고 나는 주어진 시간으로 살다보면

살아보면 그렇지.

어느날 문득 내 속에서 말할 것이다.

그래,바로 그거야.

속차리는 그 시간을 그려

그대로 살아가야 한다.

꿈을 꾸는 아이처럼 살다가 가야지.

날마다 주어진 시간으로 나는 그릇이 되어야지.

그릇되어 살아야 한다.

내 그릇되어 살아야 한다. 

"돈 한푼 안쓰고 1년 살기"책을 다 읽었다.

지금처럼 마음이 갈대일때 너무나 좋은 책이였다.

정독으로 읽으면서 세상의 넓이 보다는

세상의 깊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본다.

자급자족으로 베푸는 삶이 되어야 행복한 사람들이 된다.

오늘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혜정스님께 전화를 했다.

수술하셔서 여름내내 고생을 하셨다.

꿈을 꾸었는데 그냥 지나갈 수 없다.

부처님께 내일 모든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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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는 다르지 않다 오늘 새벽 꿈속에서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